홍대 by 아요

자유롭게 인터넷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나에게는 아요가 잠든 이 시간이 바로 황금시간.

1. 돌잔치는 3주도 남지 않았고 뭐 요란하게 준비할 건 없어서 생각보다 할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성장동영상에 들어갈 사진 고르는 일이 급한데 이 중요하고도 촉박한 임무를 아로아에게 효과적으로 넘겨버렸다. 만세!  그 외에도 몇군데 지원하는 일이 나름 급한데 이런저런 해야할 일 대신 이글루에 글이나 끄적거리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 중.

2. 아요는 오늘로 4일째 밤에 모유수유 없이 잠들고 있다. 태어나 11개월, 330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밤잠 들기 전엔 30분에서 한시간씩 양쪽 번갈아 한참씩 물리고 실컷 먹을만큼 먹고 나서 지쳐서 툭 떨어져나가서 잠이 들곤 했는데, 옆동 주하네 언니가 의외로 밤에 수유없이 잠 재우려 해봤더니 큰 저항없이 한번에 성공했다는 말을 듣고 어라 우리 아요도 될까 하고 시도했는데 이것 참 만 11개월 꽉차던 날 밤에 한큐에 성공해버렸다. 어찌나 기특한지. 

3. 오늘은 바람이 아주 안 분건 아니지만 그래도 낮기온이 꽤나 따뜻했던 봄느낌이 물씬 났던 일요일. 주말엔 꼭 나가놀고 싶어하는 아로아의 간청에 못이겨 외출 준비를 하고 나가긴 했는데 일단 유모차를 끌고 6호선을 타긴 했는데 어디를 갈지 목표를 뚜렷이 정하고 나선 길이 아니었다. 6호선이니 이태원을 갈까 하다가 내가 몇년째 가보지 못한 홍대가 어떨까 싶어 아주 약간 칭얼대는 아요를 달래가며 상수역까지 가서 홍대를 한참 걷다가 돌아왔다. 내쉬빌에서 입덧할때 군침흘리며 그리워했던 조폭떡볶이 드디어 먹고, 학교 다닐때 가끔 사먹던 와플도 먹고, 하겐다즈 마카다미다 넛 먹을 계획이었는데 하겐다즈는 매장이 없어진듯하여 못먹고, 예전 학교 때 술먹은 다음날 가끔 먹었던 매운 버섯칼국수집이 없어진 자리에 생긴 핫도그까지 하나씩 사먹고 왔다. 두끼를 해결했는데 지출한 금액은 총 만천원. 알뜰한 나들이었다.

4. 오늘 홍대를 돌아다니던 여성들은 왜 그리 샤넬 카피 백을 많이들 들고 있었을까? 소위 A급이라는 수준의 비슷하게 보이도록 노력해서 만든 모조품도 아니고 그냥 샤넬 클래식 플랩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런 말도 안되는 수준의 가품들을 왜 그렇게 다들 어깨에 하나씩 걸고 다니는지. 우리나라 스트릿 패션을 보면 명품 카피한 스타일 말고도 예쁜 디자인의 백을 의외로 많이들 잘 찾아내서 들고 다니는 듯해 놀라는 중이었는데 오늘은 약간 실망.

5. 아로아의 나의 모교는 우리가 학교 다니는 때를 떠올리기에는 너무 많이 빠르게 변하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 구석구석 돌아보니 그 옛날 우리가 자주 다녔던 집들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한시간에 6천원짜리 강산해노래방이며 술파는꽃집, 심지어 16mm까지.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