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요 누구에게 맡기지 by 아요

평소엔 아요 재우는 시간이라 거의 보지도 못하는 9시뉴스를 오늘 어쩌다 보게 되었는데 마침 어린이집 원장이 세살난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폭언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엊그제 모임에서는 건너 건너 들은 이야기라며 집에서 아기를 봐주는 입주도우미 아주머니가 집에 아이를 혼자 두고 볼일보러 외출을 하기도 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또다른 친구는 조선족 출신 도우미아주머니(사실확인도 되지 않았고 그저 전해들은 얘기일뿐 조선족 분들을 비하할 마음은 전혀 없음)가 아기를 데리고 중국에 데려가 장기를 적출한다는 박찬욱 영화에나 나올법한 끔찍한 이야기도 전해주었다. 

이제 내년이면 다시 일을 시작하려고, 해야하겠지... 이렇게 자꾸 미루기만 하다가는 결국 나도 후회하고 흐지부지 될꺼라고 마음을 다잡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아요를 어디에 누구에게 맡겨야 할지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은 갈팡질팡이고 날이 갈수록 생글생글 웃어가며 엄마아빠 마음을 홀리고 있는 이쁜 딸, 내 손으로 사랑 듬뿍 주며 정성껏 키우고 싶은데 그러자니 몇년씩 공부한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사실 전업주부로 일생을 살아갈 자신은 더더욱 없다.

오늘 오전에 아로아와 함께 아요 이유식 먹이고 나서 씻기고 옷갈아입히고 사용한 그릇 설겆이 하고 부스터싯도 닦고 난장판이 된 바닥 닦고 빨래도 돌리고 널어두었던 빨래도 개고 아요가 온바닥을 다 헤집고 다니는 마룻바닥도 한번 싹 다 닦고 나서... - 헉헉 쓰기도 힘들다 - 아로아가 느닷없이.. "집안일은 참 재미는 없어, 그치?" 하고 말하더라. 그렇지 집안일은 참 재미가 없다. 눈에 띄는 성과도 없고, 데드라인도 없고 그러니 당연히 데드라인을 맞춘 후에 느낄 수 있는 성취감과 안도감도, 꿀맛같은 휴식도 없고, 반면에 조금만 불성실해지면 여기 저기 눈에 띄게 그 흔적이 나타나고 누가 특별히 알아주지도 않고 해도해도 끝이 없고 늘 같은 일이 반복된다.

아로아는 그래서 내가 집에서 전업주부로 일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하는데 글쎄 그게 나도 아요 태어나기 직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8개월 동안 내 아이를 내 손으로 키워보니 남의 손에 아이를 맡긴다는 것이 왜 이렇게 겁이 나고 두려운 건지.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인 초보엄마지만 그래도 내 아이를 나보다 정성껏 키울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 내 아이가 매일매일 많이 웃을 수 있게 실컷 놀아주고 웃겨주고, 열심히 먹을 것을 챙겨먹이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사랑한다고 시시때때로 말해주면서 그렇게 아이와 함께 해주고 싶다. 

아 다시 일하러 나가기가 왜이리 두려운걸까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해주는 전업주부 엄마를 둔 아이들은 진짜 큰 복을 타고난 거다.
우리 아요는 왜 그런 엄마를 두지 못한 걸까? 
벌써부터 안쓰러운 내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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